18년간 고생했다. 퇴직원 작성! 퇴사합니다.
오늘로 입사 6626일.
18년간 얼마나 많은 일이 있었겠는가.. 그 간의 직장생활 썰을 풀자면..
몇 날며칠 잠 안 자고 블로그에 글을 써야 할지도 모른다.
그 길고 긴 직장생활의 썰은 따로 풀어가기로 하자.
잘하면서 ~ 무슨 걱정이야!
23년 3월 21일을 마지막으로 나는 회사에 더 이상 나가지 않았다.
연차휴가를 다 끌어 다 쓰고 남은 육아휴직 3개월을 마저 사용한 뒤 퇴사하기로 했다. (예정일은 7월 중순쯤?)
그러니.. 지금까지는 퇴사예정인 육아휴직자였다.
그러던 중, 알아보던 일이 어찌 잘 풀려서 그보다 빨리 퇴사처리 해줄 것을 회사에 통보했고,
메일로 퇴직서류를 받아 작성하고 퀵으로 작성한 서류를 보냈다. 그렇게 퇴사처리가 진행되었다.
18년 다닌 회사를 이렇게 정리하는 게 맞나 싶을 정도로 허무했다.
써야 할 서류는 참 많았다. 틀리게 작성된 건 없는지 확인하고 확인했다.
관리자는 그래도 마지막인데 만나서 얘기 좀 하잔다.
' 퇴직 면담일지 작성 때문이지? 있을 때 얘기 좀 들어주지 그랬니??? '
마지막 출근하는 날까지도 좋았던 기억이 없었기 때문에 다시 통화를 해야 하거나 만나야 하는 일은 없길 바랐다.
18년 다닌 회사를 그만둔다는 건 참 어려운 일 일 줄 알았다.
왜냐면 나와서 무엇을 해야 할지, 매달 꼬박꼬박 나오던 월급을 포기하고 모든 걸 내려놓는다는 게 쉽지 않으니 지금까지도 그만두고 싶다 말만 해왔지 결심을 내리지 못했었다.
그런데, 정말 같이 지내는 사람들이 무서워지고 내가 피폐해지면서 그제사 내가 나를 걱정하게 됐다.
그리고 지금은 나 혼자가 아닌 옆을 든든히 지켜주는 남편이 있기에 어려운 결정을 할 수 있었다.아이가 아파서 입원해 있던 그날 한통의 전화를 받고 난 퇴사를 결심했다.
오늘 난 나 자신에게 이 말을 해줬다.
" 잘하면서 무슨 걱정이야! "
남들은 " 너는 이것도 잘하고 저것도 잘하고 잘하는 것 많아 좋겠다. "라고 하지만,
정작 나는 나 자신이 뭘 잘하는지 모르겠고, 남들이 잘한다고 하는 그 말도 믿지 않았다. (입 발린 소리로 생각..)
겉으로는 별 걱정 없는 척 , 내 꿈이 있는 척 말하고 다니지만 내심 불안한 면도 있다.
그런 나를 믿어주며 응원해 주기로 했다.
